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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은 강원도 삼척군과 경북 울진군의 경계를 이루며 산 주변에 전인미답의 여러 계곡들을 끼고 계곡탐험코스로 적합한 산이다. 응봉산을 중심으로 북쪽의 기곡천과 재랑 박골, 서쪽의 용소골, 문지골, 갱이골, 보리골 등이 있으며 남쪽 울진군내에 대광천과 동해안 쪽 폭포골, 성우골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호산에서 버스종점을 지나 1km쯤 들어서면 폐광터가 나오는데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연이어진 2개의 폭포가 힘차게 흐른다.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 깊은 계곡 아래로 헤아릴 수 없는 폭포지대를 만날 수 있다. 금강산의 축소판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3단까지는 시야에 들어오나 그 아래로는 워낙 협곡이어서 몇 단까지 폭포가 꺾어져 내리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용소골을 탐험할 경우에는 암벽등반 경험자가 동행해야 하며 20m 자일 두동쯤은 있어야 위험지대를 통과할 수 있다.
1) 응봉산 뷰
덕구온천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한 응봉산은 약 12Km에이르는 계곡에 크고 작은 폭포와 암반이 산재한 작은 당귀골과 용소골이 비경으로 남아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계곡물이 폭포수를 이루며 흘러내린다. 응봉산은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렸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여러 계곡들을 자락에 품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울진 쪽의 온정골과 삼척 쪽의 용소골이다. 온정골은 원래 노천온천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구온천으로 개발돼 이 지방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소골은 무인지경의 원시림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다. 몇몇 전문산악인들만 끼리끼리로 찾을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한 굽이를 돌면 또 한 굽이의 계곡이 열리는 장관이 장장 14km에 걸쳐 쉼 없이 펼쳐진다. 용소골은 3개의 용소가 있다. 하나같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물색을 띠고 있어 쳐다만 봐도 무시무시하다. 혼자서 그곳을 찾아간다면 알 수 없는 공포가 가슴 깊숙이 저며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 하이킹루트
산행은 호텔덕구온천-화기물 보관소-제1헬기장-제2헬기장-정상-덕구계곡-덕구온천 원탕-효자샘-용소폭포(마당소)-선녀탕-벽산덕구온천콘도 순. 4시간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길은 잘 정비돼 있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등산안내도 옆에 ‘정상까지 5.67㎞’ 팻말이 보인다. 침목을 받쳐 놓은 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그 이후부터는 거의 산책로 수준이다. 폭도 그렇고 경사가 아주 완만하다. 길 좌우 붉은빛을 띠는 홍송은 곧고 푸르다. 유달리 볼 것 없는 겨울산행에 큰 볼거리다. 마치 아름다운 미인을 보는 듯하다. 흔히 앙상한 나뭇가지로 대표되는 겨울산은 잿빛이지만 응봉산은 홍송 덕에 겨울답지 않게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25분쯤 뒤 첫 갈림길. 왼쪽은 온천원탕 가는 길, 오른쪽 길을 택한다. 온천원탕은 하산길에 보기 위해서다. 여흥 민씨묘를 지나면 곧 두 번째 갈림길. 왼쪽은 정상 가는 길, 오른쪽은 강원도 가는 길이다. 응봉산이 울진과 삼척에 걸쳐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너무나 인상적인 아름드리 홍송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첫 헬기장. 점차 오르막이 심해진다. 햇빛을 받은 홍송이 더욱 붉은빛을 발한다. 25분쯤 뒤, 1.8㎞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일 때쯤 뒤돌아보면 들머리인 덕구온천타운과 동해바다가 동시에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 내리막길을 지나 10분 정도 걸으면 두 번째 헬기장. 장쾌한 조망에 가슴이 확 트인다. 오른쪽엔 보다 넓은 동해바다가 펼쳐지고 왼쪽에 비로소 응봉산 정상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제 정상까지는 0.8㎞. 해발고도가 높아지면서 지금까지와 달리 바람이 세지고 제법 매섭다. 3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나무에 가려 전망이 좋지 않지만 10m 정도 떨어진 정상석 옆에 서면 동해바다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오른쪽 아래로 우리가 하산할 온정골이 내려다 보인다. 정상석 뒤 산길로 가면 용소골. 용소골 너머 저 멀리 면산과 백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원탕 가는 길’ 팻말이 가리키는 온정골로 내려선다. 온정골 길은 온천원탕을 거쳐 벽산덕구온천콘도까지 2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절반은 급경사 능선길이며 계곡에 도달한 뒤에는 평탄한 계곡길이 이어진다. 1시간쯤 지나면 계곡에 닿는다. 겨울계곡이 이렇게 맑고 깨끗할 줄이야.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온천원탕.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수가 솟아오른다. 위장병 당뇨 피부병에도 좋다기에 마셔보고 손도 씻어본다. 41.8도라고 적혀 있지만 그리 뜨겁지는 않다. 원탕 뒤 날머리까지 4㎞가 남았다는 팻말이 보인다. 건너편엔 산신각이 있다. 매월 음력 16일이면 산신제를 지낸다고 적혀 있다. 지금부터는 온천수를 대중탕까지 운반하는 대형 파이프 라인을 따라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경치 좋은 계곡에 대형 파이프 라인이 좀 어색하지만 희소성 측면에선 신기하기도 하다. 하산 도중 현재 울진군청이 산행로 정비를 위해 철제 다리공사를 하고 있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두 번째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에 효자샘. 효자 청년이 병상에 누운 어머니께 이 물을 봉양했더니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어 온정골의 비경이랄 수 있는 용소폭포와 마당소, 그리고 선녀탕에 이르면 발걸음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신선이 노닐 수 있는 선경에 다름 아니다. 선녀탕에서 날머리 벽산덕구온천콘도까지는 10여분 걸리며 콘도에서 호텔덕구온천까지도 10분 정도 걸린다.
3) 주변 관광지
▲ 망양정: 울진군 근남면의 맑고 깨끗한 왕피천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지점에 위치한 망양 해수욕장을 뒤로 산으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가면 망양정이 바다를 보며 서있다.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색다르고 감동적이다. 고려시대에는 지금의 위치보다 15㎞ 떨어진 기성면 망양리에 있었는데 1858년 울진현령 이희호가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조선 시대 숙종은 강원도 관찰사에게 관동팔경을 그림으로 그려오게 한 뒤 그중에서 망양정이 가장 낫다고 해 친필 편액을 내리기도 했다. 현재의 건물은 1958년에 새로 짓고 1979년에 보수한 것이다. ▲ 성류굴: 울진읍에서 6㎞ 떨어진 곳에 있는 성류굴은 지금으로부터 약 2억 5천만 년 전에 통고산에서 흘러나오는 왕피천의 물이 석회암 지형에 침식작용을 일으켜 형성된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성류굴은 472m 길이의 동굴 속에 솟아오른 석순과 늘어진 종유석의 모습이 기묘해 지하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 삼척해수욕장: 삼척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널리 알려진 삼척해수욕장은 시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리적 요건과 편의시설 등을 잘 갖추고 있어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백사장 끝에 기이한 형상으로 솟은 바위들과 주변의 소나무들이 운치를 자아내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 무릉계곡: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에 형성된 계곡을 무릉계곡이라 한다. 1977년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되었을 만큼 주변 경치가 빼어나고 곳곳에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명소들이 산적해 있다. ▲ 덕구온천: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수인 덕구온천은 응봉산 온정골에 있다. 지난 1993년 10월에야 호텔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아직도 처녀지 같은 온천이다. 온천수가 나오는 지역은 협곡이어서 시설물 설치 등 개발이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덕구온천지역까지 4㎞ 구간을 송수관으로 연결시켜 41.8도의 온천수를 24시간 공급하고 있다. 덕구온천은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현대식 기포욕탕, 유아풀장, 가족탕과 폭포탕 등 각종 야외욕탕을 갖춘 스파월드를 개장해 겨울철 휴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054) 782-0677 ▲ 백암온천: 백암산(1004m) 동쪽 기슭에 위치해 응봉산-덕구온천처럼 산행과 온천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신라 때부터 알려진 유서 깊은 온천. 온천수원지는 3개소이고 수온은 32~53도로 라듐이 함유된 국내 유일의 방사능 알칼리성 온천이다. 유난히 매끄럽고 투명한 백암온천의 수질은 신경통 만성관절염 동맥경화증 등 여러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만성질환자들이 찾아와 요양을 하고 있어 숙박시설마다 장기 투숙객이 특히 많다. 백암온천은 하루 용출량이 많아 대단위 온천단지의 업소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모두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다. ▲ 백암산: 백암온천을 기점으로 온정면과 수비면에 걸쳐 있다.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선시골 계곡이 특히 유명하다. 백암온천에서 출발, 선시골 계곡~백암산 정상~백암폭포를 다녀오는 코스는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